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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여치스컬럼] '둠 컴퓨터 게임의 성공신화..'어쩌고 를 읽고

조회 수 2512 추천 수 178 2006.02.27 02:27:36
여치 *.176.255.22
아..간만의 독서.

그것도 무려 내 돈주고 산 책이다.

그러니까...둠 제작자로 알려져 있는 id소프트의 창립자 죤 카멕과 죤 로메로에 대한 이야기이다. 뭐 난 로메로한텐 관심없고 지금도 세계 제일의 천재 프로그래머라 불리는 카멕의 일화를 알고 싶었다.

둠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넘어가시라.

대충 내 또래의 사람들이라면 둠이란 게임을, 아니 그 이전의 울펜슈타인이란 게임을 해봤을것이다.

울펜슈타인에서 둠을 거쳐 퀘이크 시리즈를 만들어낸 회사가 id소프트이고 그 프로그래밍 기술의 핵심이 죤 카멕이다.

난 울펜슈타인 처음 할때 뒤집어지는줄 알았다.

그것은 '혁명'이었다.

그리고 둠을 봤을때 또 한번 뒤집어졌다.

난 양키 게임을 예나 지금이나 싫어하는 편이다. 그 당시엔 지금보다 더 싫어했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개의 게임에 대해선 예외였다.

예외 정도가 아니었다 그것은 예술이었다. 컴퓨터 소프트웨어 기술의 총아라 생각했다.(아니 정말 그랬다)

그 중 하나가 울펜슈타인과 둠이었다.

유져의 입장에서야 그냥 놀랄만한 게임일지 모르지만 프로그래머 입장에선 혁명 그 이상이었다. 그 기술 그대로 지금 나한테 만들라고 하면 솔직히 자신 없다.

여튼 죤 카멕은 예술이라 불릴만한 이 게임의 핵심코드를 작성해온 사람이다.

실상 지금도 id소프트 = 죤 카멕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역할은 막중했다.

듣기로는 그저 천재라고 알고 있었다. 아니 천재는 아니고 노력파란 얘기도 있었다. 원체 프로그래밍에 미친 녀석이라고...

책 읽고 나니 자명해졌다.

천재에다가 프로그래밍에 미친 인간이었다.

훗.

나 따윈 감히 쫓아갈수도 없군.--;

난 천재도 아닐뿐더러 그 정도로 미치지도 못했거든.

하지만 한가지. 공통점은 있는것 같다.

"난 그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." 라는 죤 카멕의 말.

여기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다.

아마도 큰 의미 하나는 게임 회사 차려서 큰 돈 벌고 싶었던건 아니었다. 겠지.
그래 나도 동감이다. 아직도 큰 돈 벌고 싶은 맘에 이짓 하는건 아냐.

내가 그린 그림이 화면에서 돌아다니는걸 보고 싶었을뿐이었으니까.그래서 시작했고 지금도 최초의 동기에서 크게는 벗어나지 않는것 같다.

또 하나의 의미는(골수 게이머라면 내 해석에 대해서 반론을 제기할지도 모르지만) 게임을 게임으로 바라보지 않았고 소프트웨어로 바라봤다는 것이다.

즉 메모리에 올려져서 CPU와 그래픽 디바이스를 제어하는 프로그램을, 훌륭한 명령어의 집합을 만들고 싶었다는 얘기다.(실제로 카멕은 거의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았다.)

내 생각과 비슷하다. 지금 내 최대 목표는 " 멀쩡히 돌아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을 뿐이다"

좀 더 구체적으로 해석하자면 게임에 대한 열정으로 불타는 다소 기술지식이 약한  젊은 개발자들이 뚝딱뚝딱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솔루션을 개발하는게 목표다.(사실 지금껏 그런 일을 해왔고 어느 정도는 실전에서 검증도 했다고 생각한
다.)

얼핏 보면 게임에 대한 불타는 열정으로 보일수도 있겠다. 하지만 그건 절대 아니고...

안정적이고 효율적인 [소프트웨어]를 만들고 싶은거지 게임을 만들고 싶은건 아니다.

그간 일하면서 꽤나 공격받았던 것 중 하나가 '왜 게임 개발자이면서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가? 혹은 게임을 하지 않는가?' 라는 것이었다.

왜냐하면 프로그래밍 기술을 익히고 테스트하고 코드로 만들어내는 일만으로도 바쁘거든. 싸우고 싶지 않아서 굳이 크게 반박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내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지도 않았다.

그런데 죤 카멕이 나의 생각과 같았다.

이 책 읽어봐라. 죤 카멕이 게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런 멋진 엔진이 나온게 아니라고!

프로그래밍을 좋아했던 천재였을 뿐이다.

난 천재도 아니고 그 인간처럼 홀딱 미치지도 못했다. 뭐 내가 죽도록 노력해도 그 인간 1/100의 실력이나 될까 모르겠지만 말야...

한가지. 기본적인 마인드는 통하니까. 난 게임엔 관심없어도 '제대로 된'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싶다는 열정 만큼은 거의 동급이 될거니까. 언젠간 카멕처럼 내 목표를 이룰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.

아..물론 둠3엔진처럼 대단한 화면발을 자랑하는 물건 아니고.

3D 모르고 네트웍 모르는 초보 프로그래머도 후닥닥 온라인 게임을 찍어낼 수 있는 그런 솔루션 말이다.

그래서 개발기간 단축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겠지.
오픈하고 비상대기 하고 있어야하는 불쌍한 프로그래머들도 더 쉴 수 있을거고.

아무튼 감격과 함께 힘을 얻었다.

세계 제일의 프로그래머가 나의 동지였다는 느낌이랄까?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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